19세이상/이런저런 글과 사진들

다모 명대사

득용운성 2007. 10. 24. 10:56

 

 

 

내 심장을 뚫어버린 사랑 茶母 

 

강하다는 게 무엇인 줄 아느냐
그건 산이 버티고, 바다가 버텨도 일생을 걸고

자신의 을 정진시켜 나가는 것이다

 

 

 

수백의 목숨만큼 내겐 저 아이의 목숨도 중요하다

 

 

 

우리가 서로 칼끝을 겨누어야 할 사이였더냐.
베거라.

 나는 화적패의 두령이고, 너는 포청의 다모다

 

죽어 가는 너를 살리고자 했던 내 마음은, 진심이었다

 

 

생각 같은 건 없었다.

 내 몸이 먼저 그랬을 뿐이니까.

 

 

 

재희. 장재희. 그게 내 이름이야.
눈을 떠봐. 새세상을 보고 싶다고 했잖아.
같이 살고 싶다고 했잖아.
 나는 아직 대답하지 못했어.

눈을 떠. 나두 널 사랑한다구.
 제발 눈을 떠. 같이 나가. 같이 살아

 

 

 

옥아. 인연은 만날 때 묻는 것이 아니고

끝날 때 묻는 것인가보다.
고맙다. 마지막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인연을 주어서.

 

 

 

반드시 살아서 돌아오거라

 

 

 

살아있는 것이냐
다시 너를 보지 못한다면 나도 살아있는 목숨은 아니다

 

 

난, 니 부모도 아니고 또한 오라비이고 싶지도 않다.
나는 너를 아끼는 사내일 뿐이다.

 

 

모진 인연이구나

 다시 만날 때는 부디 칼끝을 겨누지 않는 세상에서 보자.

 

 


날아가버렸으면 좋겠다

하늘 위로, 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버렸으면 좋겠다.
너도 그렇지

 

 

 

무슨 인연으로 산채에 왔는지는 중요치 않다.
지난 일은 모두 잊어라.
산채에서 정을 나누며 오래도록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.

 

 

남겨지는 것보단 떠나는 편이 낫다
혼자 남는 게 죽기보다 고통스러웠다.
내 아버지,어머니, 내 누이, 그때도 나만 살아남았어.
그런 눈으로 보지 마라. 니 탓이 아니다.
널 혼자 두고 가서 미안하다.
사랑 한다.
다시 태어나면 다시는 만나지 말자.

다시는.

 

 

 

이라는 것이 어찌 처음부터 있단 말이오

한 사람이 다니고 두 사람이 다니고
많은 사람이 다니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법
이 썩은 세상에 나 또한 새로운 길을 내고자 달려왔을 뿐이오.
내 오늘 이곳에 뼈를 묻겠지만
내가 죽은 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길을 내기 위해 걸을 것이오
언젠가는 그들의 피와 혼이 계곡을 메꾸고 강을 메꾸고

반드시 새로운 길을 반드시 새 세상을 열 것이오
나는 지금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오

 

 

 

너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내 꿈을 이루고 싶은 맘은 없다

 

 

 

나으리.

끝도 없이 무겁기만 했던 이년의 꿈.
이제 그만 깨어나렵니다.

이생에서는 나리께서 이 년의 머리맡을 지켜주셨지요.
다시 살아난다면 제가 나리의 머리맡을 지켜드릴 것입니다.

 

 

 

너는 내 목숨이었다.
함께, 너와 함께 숨쉬며 살고 싶었는데
너를 마음에 품은 후로 나는 한번도 깊은 잠을 이루지 못했다.
너는 나로 인해 그러지 말거라.
나는 괜찮다
잊어라. 이런 나도, 장성백도 다 잊어라.

이제야, 이제야 깊은 잠을 이루겠어

 

 

 

도련님. 편히 잠드십시오
꿈결에서라도 이 년을 만나 깨지 마시고 편히 잠드십시오.
다시는 도련님의 잠을 힘들게 하지 않겠습니다.
하지만 도련님은 찾아오십시오.
긴 밤, 제 꿈에, 꼭 찾아오십시오.
꼭... 찾아오십시오.

 

 

 

이리 보낼 수는 없다
 나는 아직 가슴에 묻은 말을 한마디도 못꺼냈어

채옥아. 내게 했던 말을 기억하느냐?

애비가 죽고 어미와 오라비와도 헤어져 
아무런 희망도 의미도 없이 살던 니가.

내가 있어 한 순간이나마 숨쉬고 있다는 걸 느낀다 하지 않았더냐.

그 말을 듣고 내 가슴이 얼마나 벅차게 뛰었는 줄 아느냐

개, 돼지보다 못한 반쪽 양반 피에.

시래기죽이나 끓이며 손발이 부르튼 후살이 어머니를 둔 나 또한

무슨 희망이 있어 살았겠느냐. 
 나도 그랬다, 나도 니가 있어 숨을 쉴 수 있었다. 
 그 말을 밖에 내지 못하고 십 오년이 흘렀구나.
가지마라. 나는 아직 너에게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.
 들리느냐 옥아

가지, 지마라

 

 

 

난 너에게 무엇이냐? 

제가 모시는 종사관 나리십니다.

그것 뿐이냐?
그것 뿐이더냐?
내가, 내가 예전부터 너에게 종사관 이었더냐

 

 

 

나으리와는 섞일 수 없는 비천한 몸입니다

내가 비천해지면 된다.

 

 

백성의 하늘이 아니라면 하늘도 벨 것이다

 

 

칼을 들고부터 나는 세상에 대한 분노로 살아왔다
 아무 것도 그 어느 누구도 두렵지 않았다
너를 처음 본 순간 칼을 버리고 싶어졌다
너에게 마음을 잃을수록 점점 겁이 났다
 원망스러웠다.

언젠간 너와 칼끝을 겨누어야 한다는 것이.

처음으로, 처음으로 칼을 놓고 평범해지고 싶었다.
결국 헛된 희망이었지만.
이 곳에서 죽는다 해도 너를 잊지 못할 것이다.

 

 

 

소녀가 왜 사는 지 아십니까?
목적도 없는 이 삶을 왜 꾸역꾸역 살아가는 아십니까?
그건 혈육처럼 저를 아껴주는 나으리 곁에서
나리께서 하시는 일을

미천한 이 년이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을 때
그때만이 저 같은 것도 숨쉬고 있다는 걸 느끼기 때문입니다.

 

 

 

내 너를 다시 볼 날이 있다면.

만약 그런 꿈같은 날이 온다면
나를 베거라. 반드시 나를 베거라

 

 

 

굳이 애쓰지 마라. 부질없는 짓이다.

너를 이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속절없는 회한만 드는구나
내가 있거나 없거나 너의 신산한 세상살이가 무에 달라지겠는가마는

부디 살길을 도모해, 나와 같은 인연을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

 

 

 

저도 이런 제 자신을 모르겠습니다.
그 자에게 칼을 들이밀어야 할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.
혀를 깨물고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저를.
저도 모르겠습니다.

 

 

 

가자. 장성백을 잊을 수 있는 먼 곳으로 가자.
어디든 가자. 더이상 나를 속이며 살지 않을 것이다.
서자로 돌아가도 좋다. 백정으로 살아도 좋다.

 

 

 

아프냐?

나도 아프다

날 아프게 하지 마라.

 

 

 

나으리를 처음 뵈었던 때가 제 나이 일곱이었습니다.
아비가 죽고 어미와 오라비마저 뿔뿔히 헤어지고서도
 슬픔이 무언지 모르는 철없는 나이었습니다.
나으리는 그 날 장대같이 쏟아지던 빗속으로 저를 업고 뛰셨지요.
 그 날 이후로 나으리는 제 아비였고 어미였고 오라비였습니다.
지금까지 나리와 함께 한 세월이

곧 제가 기억하는 생애의 전부입니다.
 그런 나으리를 잃는다면 제가 어찌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.
 나으리. 나으리의 말씀처럼 처음부터 산채로 올라가지 말았어야 했습니다.
그랬다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을 것입니다.
 나으리의 목숨이 걸린 일인데도

차마 그 자를 베지 못한 제 마음이 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.

그것이 죽기보다 괴로운 일입니다.
 마음을 씻을 길은 이것 밖에 없는 듯 싶습니다.

이 년 이리 죽습니다.
 제 목숨을 거름삼아 나으리의 뜻을 이루시기 바랍니다.
 도련님. 부디 이년과의 이승에서의 인연을 무심히 베어주십시오

 

 

 

너는 나로 인해 숨을 쉰다고 하지 않았더냐.
나도 그렇다, 너 없이는 내가 살지 못한다.

 

 


거짓말처럼 내 눈물을 거두어 갔던 아이.
일곱 살 계집 아이.

지금 그 아이가 내 곁을 떠난다.
그 아이를 위해 무엇 하나 해 준 게 없는데.
가거라. 가거라. 훨훨 날아가거라.
아무도, 아무것도 너를 속박하지 않는 곳으로.

 

 

 

먼 산.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산.
그 심연을 짐작할 수 없는 인연.
가늠할 수 없는 사랑.
내 심장을 뚫어버린 사랑.
다시는 다시는 나를 위해 살지 마라.